반응형 일상에세이17 떠난 후에 기억에 남는 전 직장에서 2년여의 시간을 함께했던 팀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안부 인사 겸 연말 인사를 위해 찾아준 그녀에게 감사했다. 당시 대학 졸업 후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그녀는 모든 것이 서툴렀다. 나는 그야말로 첫 '사수'였던 셈이다. 인터뷰 때부터, 온보딩 교육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늘 긴장한 상태였다. 목소리는 떨렸고 많은 부분에 조심스러워했다. 세일즈를 진행해야 하는 담당자로서 모든 것이 어색하고 힘든 적응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가망 거래처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반응에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신입사원의 패턴을 그녀라고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럴 때마다 내가 했던 조언들은 지금의 어려움을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줬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첫 직장, 첫 사수와의 사연을 부지기수로 갖고 .. 2024. 1. 6. 자녀를 위한 기도: 너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늘 무엇인가 되기를 바라고 기대하는 것이 당연했던 사회적 환경과 교육의 영향으로, 우리는 내가 되어보기도 전에, 나를 대변할 존재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금의 대가를 지불한 시간이 흘러서야 깨닫게 된 것은, 나 스스로의 모습을 찾고 내가 되기 이전에 그 누구도 영혼 없는 무엇이 될 수 없다는 단순한 사실이었다. 왜 우리는 애초에 이런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교육받지 못했던 것일까. 이런 생각이라도 해볼 수 있는 여유마저도 우리 세대에겐 과분했던 것일까.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지나온 42년이라는 시간의 지불로 너희들에게는 그리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사고하고,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며, 기쁨과 사랑의 가치를 느낄 수 있고, 가족의 소중함과 시간의 유한함 사이의 간극에 슬퍼할 .. 2024. 1. 6. 어쩌다, 초등학생 일요일 새벽 한 시 반, 원인모를 너의 울음에 나와 네 엄마는 눈이 떠졌다. 아마도 본 적 없는 공포스러운 존재와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꿈에서 맞닥뜨렸기 때문이겠지. 안아주고 토닥여도 너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고 네 엄마보다 예민한 나는 뒤척이다 세시반에 눈을 떠버렸다. 다시 잠들 수 없음을 알고, 마침 너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안방 천장을 유영하는 탓에 이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다섯 시가 되기 전에 이불 밖으로 나와버렸다. 그나마도 내가 옆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네 왼쪽다리로 한참 동안을 물컹한 내 배 위에 올려둔 채 꿀잠을 자는 리츄얼 덕에 머리맡에 둔 E-Book 리더기를 벗삼아 두 시간 가량을 버텨낸 후였다.(종이책 신봉자에 가까운 나는, 작년 말 큰 맘먹고 구입한 E-Book 리더기로 .. 2024. 1. 6. 감정보다 이성 감정을 통제한다는 것은 어느 상황에서나 쉬운 일이 아니다. 자녀와의 관계, 부부간의 관계, 직장 내에서의 인간관계 등 매 순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해야 함은 알고 있지만 각자 존중받고자 하는 내면의 생각에 보이지 않는 위해가 가해진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이성을 놓치기 쉽다. 비단 흥분한 상황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일상에서도 우리는 많은 순간 감정적이 된다. 요즈음 대세를 이루는 MBTI 성향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일상에서 관찰되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게 되는 상황의 공통점들이 있었으니, 그 현상과 원인을 알고 이해하면 나의 감정버튼을 누르기 전, 이성으로 전환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기대하지 않은 혹은 예상하지 않은 문제를 마주하게 되면 그 현상의 .. 2024. 1. 6. 이전 1 2 3 4 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