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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홀로서기를 돕는 자

외전(外傳)

by Experience-teller 2024.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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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로든 누군가의 길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때론 위험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예가 될만한 이야기가 기억이 나요.

 

 무한도전이 한창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을 무렵 정형돈 님이 외부 강연에 초청되었는데, 본인보다 똑똑한 이들에게 조언을 하고 영향을 끼치게 되는 상황을 직시하고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고 합니다. 저마다의 길이 있고 그것은 누군가의 고유함을 의미하기도 할 텐데, 유사한 경험과 지식이 전무한 본인이 그들의 고민과 미래에 대해 조언을 한다는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고 이후 외부 강연은 모두 거절했다고 합니다.

 

 타인과 조직의 성장에 기여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지 6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정형돈 님과 유사한 정도의 책임감을 갖고 있는 이와 견주었을 때 지금의 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또 어떤 존재가 되어 세상에 무슨 메시지를 남기려 하는 것인지 밤늦도록 생각에 잠기기도 해요. 

 

 부끄러운 탓에 숨겨두긴 했으나 2016년 5월 은행을 퇴사하고 이 블로그에 한편의 글을 썼어요. 당시의 상황은 이랬습니다. 은행을 나오기로 마음을 먹고 이 두려움을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잠재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제가 필요로 하는 답을 찾을 길이 없었다는 거죠. 그렇다 보니 취업과 이직이 쉽지 않은 시절에, 많은 이들이 고민과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일을 하려는 내가, 이곳을 박차고 나가려 하는 내가 미친놈 같았습니다. 분명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려 했던 이가 있을 것인데, 수개월 후 발견한 것은 고작 에세이 한 권과 블로그의 글 몇 편이 전부였습니다. 암울했어요. 나는 내가 숨 쉴 수 있는 세상을 향해 걸음을 내딛고 싶은데, 아무도 제 손을 잡아주는 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인터넷상에서도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렵사리 획득한 그런 정보의 존재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었거든요. 대한민국 어딘가에, 외벌이 가장이면서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스스로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 안정된 조직을 떠난 사례를 발견해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일상의 궤적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저는 오롯이 저만을 생각하는 속도와 방향으로 걷고 있습니다. 순간순간은 참 더딘 일상이었고 고통스러운 과정인 경우도 많았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 시간들이 지금의 여유 있고 안락한 삶을 만들어주었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저는 저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고 어떻게든 견뎌내보려 애썼습니다. 그걸로 된 거라 생각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당시 찾고 싶었던 것은, 인생 처음으로 큰 선택을 하고 나 스스로의 길을 가는 데에 있어 필요한 현실적인 준비와 심리적 위안을 누군가의 경험을 통해 받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 두 가지는 꿈의 실현과 현실적 생계의 유지를 위해 절실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만났던 많은 이들에게 일과 직장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 때 잘 묵혀둔 저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 곁에서 시간을 함께 하기도 했었습니다. 아낌없이 내어주려 노력했어요. 가끔은 다른 무엇보다 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주고 힘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결정과 고민과 선택은 당사자의 몫이겠지만 그들의 미래에 있어 현명한 선택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8년 전 당시 제가 찾아내고자 했던 것은 ‘나 홀로, 바로 서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홀로서기’라는 것은 직장으로부터의 독립 즉 퇴사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머드 급 조직에서 스스로 길을 찾고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이들을 통해 배울 수 있어야 하며 이런 바탕을 통해 나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는 것 또한 ‘진정한 홀로서기’의 개념으로 보고 있거든요. 그리고 지금의 저는 17년 차 직장인으로서 많은 부침을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작은 힘이 될 수 있는 저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갖게 되었던 때만큼이나 설렙니다.

 

 

설득과 강요의 방식으로 누군가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는 없습니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과 마음을 일으키고 바르게 걸어나가는 것은 자신이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힘이 실린 스토리는 부담을 주지 않되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하고, 무거운 글로 압박하지 않되 잔잔한 여운이 남을 수 있어야 합니다. 모닥불 앞에 앉아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기억의 조각들을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진실한 노력 또한 있어야겠죠. 일과 삶에서 저마다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앞으로 홀로서기를 하게 될 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언젠가 힘을 빼고 이렇게 회상하듯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 그랬었지
그때의 나는 그랬어
당시엔 참 괴로웠는데 지나고 보니 별거 아니더라고
내 삶의 방향 키는 내가 잡고 있는 거니까 말이야

 

 

 

 

 툭툭 내던지는 이야기에 편안함이 있다면, 옆집 아저씨나 삼촌이 들려주는 듯한 한두 마디는 흥미로운 서사로부터 시작되는 특별함이 될 것 같습니다. 편하게 다가갈 수만 있다면 언젠가 제가 했던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작은 불씨가 되어줄 수도 있겠죠.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한두 사람이라 하더라도 제 이야기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저는 하루에 왕복 3시간을 출퇴근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이 시간을 독서의 시간으로 활용했었어요. 종종 E-Book 도 읽기는 하지만 책을 읽으며 연필로 밑줄을 긋고 간간이 제 생각을 적어놓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늘 책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지난 한 해의 개인적 성장에 관한 회고를 하다 ‘인풋과잉’의 흐름에 중독되어 있는 저를 발견했고, 올해는 좀 ‘덜’ 읽고 ‘많이’ 쓰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다양한 채널에 글을 쓰고 있는데 5일 정도 지나고 있는 1월은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심삼일은 넘기게 되었어요! 

 

 요즘은 지하철과 버스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노트에 글을 쓰기 위한 생각들을 정리해 보기도 하고 그러다 좋은 문장들이 떠오르면 두서없이 적어둡니다. 그리고 휴대전화로 그 메모들을 촬영하고, 이동하며 정리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보통 오늘처럼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글이 마무리가 됩니다. (지금은 1월 5일 금요일 23시 3분이네요) 마무리라기 보다 적정한 수준에서 일단 등록하고 봅니다. 아무리 제 기준에 흡족한 글과 표현이라 하더라도 읽는 분들께 와닿아야 하는데 단어 몇 개, 문장 몇 줄 가다듬는다고 해도 그건 글을 쓰는 저를 위한 것일 테니까요. 꽤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게 되는 그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가봐야겠죠! 

 

 

 실행을 우선으로 하는 2024년을 보내자는 결정에 도움을 준 책 두 권이 있습니다. 렘군 님의 <<아웃풋 법칙>>과 최인아 대표님의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입니다. 나중에 이 책들에 대한 소개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다음 회부터 제가 나누고 싶은 28가지 주제를 문답 형식의 글로 풀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많이 부족하겠지만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쓴다는 마음가짐으로 성실하게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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