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론적인 면에 있어서는 다양한 기술들이 있습니다. 해야 할 많은 것들을 스스로의 기준에 맞춰서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시간관리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겠죠. 저마다의 성향과 업무의 환경이 다르니 무엇이 맞는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분께서는 24시간 3교대로 업무하는 환경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8시부터 업무가 시작할 것이며 어떤 이는 유연 출퇴근제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일 테니까요.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저의 경우는 지금까지의 모든 직장이 9시~10시 사이에 업무를 시작했고 매우 규칙적인 루틴을 유지하기에 적합했습니다. 일반적인 생체 리듬을 따라가기에 최적의 조건이었죠. 쉽게 말씀드려, 남들 생활할 때 똑같이 생활하고 남들 잘 때 나도 자는 거죠. 이 지점에서부터 생각을 정리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새벽에 잘 일어나는 편이고 지금도 그런 패턴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잠이 없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도 매우 일관된 습관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는데요, 늦어도 11시 전에는 잠들고 새벽 6시 전에는 일어나는 거죠. 평균적으로 5시 반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나려고 노력합니다. 저에게 있어 이상적인 수면시간은 7시간 반 정도라서 적정 수면 시간에 해당하는 8시간에 근접해 있습니다. 주말 하루 정도는 모든 알람을 끄고 충분한 수면을 취합니다.
올해에 저는 한 가지 변화를 주기로 한 것이 있는데, 오늘의 질문과 관련이 있어서 말씀드려볼게요. 저는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일도 참 많은 사람입니다. 스스로도 그러기 위해 노력했고요. 어떤 날은 그날 해야 할 '중요하다고 여겨진' 일들이 30가지를 넘어갈 때도 있었어요.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일이 마무리되어 부랴부랴 퇴근하고 2시간 정도만 잔 이후에 다시 출근한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해야 하는 일들을 다른 이들에 비해 즐기는 편이긴 합니다만, 늘 불안했고 초조했어요. 이렇게까지 하는 데 잘 안 풀리면 어쩌지 걱정한 날들이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거의 매일같이 이어졌으니까요. 4년 전쯤 이런 상황이 최악으로 번진 적도 있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말은 못 했지만 한 직장에 있는 동료들을 보는 게 숨이 막힐 때도 있었습니다. 제 입에서 나가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신경을 썼고 사내 메신저에 해야 할 일들을 썼다 지웠다 한 날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당시 심리적인 치료를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저는 이 시간을 명상과 독서와 필사로 이겨냈습니다. 다독이 아닌, 제가 좋아했던 긍정의 힘을 주는 책들을 반복해서 읽고 스스로에게 주문했어요. 현실이 그렇지 않다 보니 거부감도 있었습니다. 많은 것들이 제대로 안 풀리고 있는데, 제가 읽는 책과 저의 필사는 '할 수 있다'를 얘기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한 달 두 달 지나가며 서서히 제가 해야 하는 생각과 선택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쉬어갈 수도 있겠다는 여유도 생겼고요. 무엇보다 나의 삶은 나의 선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천착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갖고 있는 자유의지를 저는 적극적이고도 의도적으로 활용하고 싶어진 거죠. 당시로도 늦은 감이 없었지만 이제야라도 내 삶에 대해 온전히 책임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마음 한편에서 서서히 꽈리를 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적어내려 갔던 30가지 To-Dp List 가 아닌, 내 인생을 더 빛나게 해줄 수 있는 핵심적인 3가지 일이 무엇인지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중요한 3가지에만 집중하자
버리는 연습이 시작되었어요. 정말 어려웠습니다. 급한 일이 중요한 일인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당장 '필요한' 일들이 많았어요. 한동안 뒤죽박죽이었습니다. 하나를 제대로 끝내지도 못하고 다른 일을 펼쳐놓았어요. 멀티태스킹의 비효율을 시작한 거죠. 마무리 짓는 일 하나 없이 해야 할 것들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이렇게 계속 가면 나아질 것인지 걱정이 커져갔어요. 그리고 이 3가지를 지켜줄 수 있는 방법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절제와 실행. 여기에서 전 답을 찾았어요.
일상에서 많은 비중 차지하고 있던 불필요한 일들을 걷어냈습니다. 무의미한 인간관계 및 그로 인행 파생되었던 술자리, 쓸데없는 걱정, SNS로 허비했던 시간, 형식적인 회의, 두려움에 주저하게 되는 많은 시도 등 많은 것을 내려놓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세 가지를 압축하고 지금까지도 매일 실행하고 있습니다. 명상 / 운동 / 독서와 글쓰기 가 바로 저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예요.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이 세 가지에만 집중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처가에 가거나 또래 친구 엄마들하고의 모임에 갔을 때가 그래요.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입니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주중에는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글을 쓰고 책을 읽습니다.
작년까지는 시간을 내어 매일 새벽 3km 정도를 달렸는데, 요즘은 집에서부터 지하철역까지 걸어요. 그리고 달리고 샤워하던 한 시간 정도를 새벽 명상과 독서에 투입합니다. 그래도 하루에 1만 2천보 가량을 걷고 있으니 먹는 것만 잘 조절하면 건강은 잘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대게 잠들기 전 출퇴근하면 썼던 내용들을 정리하며 블로그나 브런치에 업로드합니다. 이렇게 하루가 마무리될 때의 쾌감이 있어요. 절제와 실천에 무게를 두고 그날의 핵심과제 세 가지에 집중하다 보니, 업무에 있어서도 집중도가 올라갔습니다.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업무로 야근을 하게 되면 그날 해야 하는 핵심과제에도 영향을 주게 되니 효율적으로 빠르게 업무를 진행하는 기술이 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내일을 준비하며 적당한 시간에 퇴근을 합니다. 이런 매일이 반복되고 있어요. 이렇게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상의 감사함을 많이 느낍니다.
'인터뷰: 홀로서기를 돕는 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섯 번째 인터뷰: 매일 아침 명상을 하면서 어떤 생각들을 하시나요? (0) | 2024.01.08 |
---|---|
네 번째 인터뷰: 은행 퇴사 7년 만에 연봉 2억을 넘긴 가장 큰 비결은 무엇인가요? (1) | 2024.01.08 |
두 번째 인터뷰: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의 삶을 생각한다면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1) | 2024.01.07 |
첫 번째 인터뷰: 은행을 퇴사한 후 7년은 어땠나요? (1) | 2024.01.07 |
외전(外傳) (1) | 2024.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