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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 앞에서15

자녀를 위한 기도: 너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늘 무엇인가 되기를 바라고 기대하는 것이 당연했던 사회적 환경과 교육의 영향으로, 우리는 내가 되어보기도 전에, 나를 대변할 존재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금의 대가를 지불한 시간이 흘러서야 깨닫게 된 것은, 나 스스로의 모습을 찾고 내가 되기 이전에 그 누구도 영혼 없는 무엇이 될 수 없다는 단순한 사실이었다. 왜 우리는 애초에 이런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교육받지 못했던 것일까. 이런 생각이라도 해볼 수 있는 여유마저도 우리 세대에겐 과분했던 것일까.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지나온 42년이라는 시간의 지불로 너희들에게는 그리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사고하고,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며, 기쁨과 사랑의 가치를 느낄 수 있고, 가족의 소중함과 시간의 유한함 사이의 간극에 슬퍼할 .. 2024. 1. 6.
어쩌다, 초등학생 일요일 새벽 한 시 반, 원인모를 너의 울음에 나와 네 엄마는 눈이 떠졌다. 아마도 본 적 없는 공포스러운 존재와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꿈에서 맞닥뜨렸기 때문이겠지. 안아주고 토닥여도 너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고 네 엄마보다 예민한 나는 뒤척이다 세시반에 눈을 떠버렸다. 다시 잠들 수 없음을 알고, 마침 너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안방 천장을 유영하는 탓에 이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다섯 시가 되기 전에 이불 밖으로 나와버렸다. 그나마도 내가 옆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네 왼쪽다리로 한참 동안을 물컹한 내 배 위에 올려둔 채 꿀잠을 자는 리츄얼 덕에 머리맡에 둔 E-Book 리더기를 벗삼아 두 시간 가량을 버텨낸 후였다.(종이책 신봉자에 가까운 나는, 작년 말 큰 맘먹고 구입한 E-Book 리더기로 .. 2024. 1. 6.
감정보다 이성 감정을 통제한다는 것은 어느 상황에서나 쉬운 일이 아니다. 자녀와의 관계, 부부간의 관계, 직장 내에서의 인간관계 등 매 순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해야 함은 알고 있지만 각자 존중받고자 하는 내면의 생각에 보이지 않는 위해가 가해진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이성을 놓치기 쉽다. 비단 흥분한 상황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일상에서도 우리는 많은 순간 감정적이 된다. 요즈음 대세를 이루는 MBTI 성향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일상에서 관찰되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게 되는 상황의 공통점들이 있었으니, 그 현상과 원인을 알고 이해하면 나의 감정버튼을 누르기 전, 이성으로 전환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기대하지 않은 혹은 예상하지 않은 문제를 마주하게 되면 그 현상의 .. 2024. 1. 6.
이별한 연인과의 재결합 vs 새로운 인연 근 1년간 연애를 하던 후배 둘이 얼마 전 이별했다. 안정적으로 잘 만나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남녀 문제는 당사자를 제외하곤 모르는 것이구나 싶었다. 나름의 위로주도 한잔 했었다. 그리고 오늘, 여자 쪽에서 다시 연락이 와 만남을 이어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결혼 8년 차 된 애들 아빠의 입장인지라 연애라는 감정을 더듬어 보는 것이 생경했다. 한 시간 가까이 통화하고 비슷한 경험을 했던 아주 오래전 일이 떠올랐다.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상황에 대한 정확한 묘사는 어렵겠지만, 감정의 교훈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집착이었는지 아니면 말도 안 되게 불타올랐던 사랑이었는지 가끔 헷갈리게 되는 기억이 있다. 수도 없이 헤어짐을 반복하고 울고 짜고 다시 만나게 되는 이가 있었다. 상처만 남아 만신창이..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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